캐릭터 모델링 중에서도 실사캐릭터(인물) 모델링은 예술보다는 과학에 가깝다.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달리 실존 인물을 CG로 모델링하기 위해서는 인체 해부학적 특징을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컨셉과 개성이 중요한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달리 실사 캐릭터는 구조와 관찰이 핵심이다. 회화로 말하자면 실사 캐릭터 모델링은 극사실주의다. 

 


실사 캐릭터 제작과정 

실사캐릭터 제작과정은 관찰로 시작해서 관찰로 끝난다. 컨셉과 개성을 살리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컨셉과 개성을 강조하는 예술가적 자세는 오히려 독이 된다. 실존 인물과 최대한 똑같이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워크플로는 아래와 같다. 


1] 구조 분석 → 2]골격(구조) 스컵팅 → 3]근육(흐름) 스컵팅 → 4]지방(형태) 스컵팅 → 5]세부(코,눈,입,귀) 스컵팅 → 6]주름


실사캐릭터 모델링의 시작은 인물사진이다. 컨셉 드로잉부터 시작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달리 컨셉은 필요없다. 자칫 컨셉이 개입되면 실제 얼굴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모델러의 생각이나 개성은 배제한다. 사진에 보이는 골격의 구조부터 근육의 흐름 그리고 지방의 형태와 주름을 순서대로 진행하며, 인체 해부학적 구조와 형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지 않도록 유의한다. 이를 위해 사람 얼굴에 있는 뼈, 근육, 지방 및 형태와 관련된 지식을 암기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 실사캐릭터 모델링은 예술이 아니다. 기본적인 암기와 이론 그리고 과학적 관찰이 필요한 영역이다.

 


1 『zygomathic  Bone(광대)』

zygomathic bone

'zygomathic Bone'은 광대뼈다. zygomathic bone작업은 인물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뼈이며, 얼굴의 비율조절 이후 첫번째로 조각해줘야하는 부위다. zygomathic bone은 눈 아래에서 귀 앞까지 이어지며, zbrush에서는 주로 clay계열 브러시를 사용해서 스컵팅한다.

 

인물 모델링과 달리 일반적인 캐릭터 모델링에서는 zygomathic bone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인물 모델링에서 광대뼈가 없다고 상상해보자. 뭔가 아동용 애니메이션같은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아동용 캐릭터들은 귀여움이 핵심이므로 고증적인 방법으로 접근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광대뼈나 팔자주름 같은 표현은 오히려 금기시된다.

반면, 인물 캐릭터 작업은 '있는 그대로 스컵팅'하는 게 중요하며, 인체의 골격 그대로 뼈의 위치를 정확하게 표현해야한다. 특히, 실존인물을 모델링하는 경우에는 근육과 지방의 위치까지 섬세하게 구현해야하기 때문에 소설보다는 뉴스나 다큐멘터리에 가깝고, 마치 연구자와 같은 자세가 필요하다.

 


 

2 『temporal  Bone(이마 양옆)』

얼굴에서 2번째로 중요한 뼈의 라인은 'Temporal Bone'이다. Temporal Bone은 눈 위쪽 가장자리에 있으며, 화를 내는 캐릭터를 만화적으로 묘사할 때 이마에 그리는 부위다. skull의 Temporal Bone의 형태와 크기에 따라 두상의 크기가 달라진다. 또, 두상의 형태는 근육과 지방의 위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Temporal Bone의 라인을 실존 인물과 동일하게 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Face Anatomy

 


 

3 『Frontal Bone(앞 이마)』

인물 드로잉을 처음 시작할 때, 이마를 대각선으로 내려꽂는 실수를 꽤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skull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탓이었으리라. 특히, 모자를 착용한 캐릭터의 경우, 두상을 너무 작게 그린 나머지 마치 모자가 머리속을 뚫고 들어간 것처럼 그렸다. 아마도 대개 미술 초보자들은 이와 같은 경험을 많이 했을텐데, 그 이유는 순정만화 캐릭터를 많이 접한 나머지 '눈'을 중심으로 얼굴을 그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 사람의 얼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위는 눈이 아니라 이마 부위다. 만화 캐릭터와 달리 실제 사람의 눈은 거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눈의 위치부터 설정하는 게 아니라 이마의 비율부터 먼저 생각해야하고, 얼굴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Frontal Bone을 스컵팅해야 한다.  

Frontal Bone

 


 

4 『orbital Bone(눈&눈썹)』

orbital Bone은 눈 두덩이 바로 위에 위치한다. 흔히 눈썹뼈라 부르는 부위다. obital Bone은 동양,서양인에 따라 높이가 꽤 차이난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인물일수록 obital Bone의 고도(?)가 높다. 가끔 스컵팅 과정에서 obital Bone을 넘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코, 입, 턱의 길이는 눈의 크기를 기준으로 결정한다. 그래서 obital Bone을 계산하지 않는다면, 작업하면서 뭔가 인물의 이마 아래쪽 비율이 맞아떨어지지 않는 느낌을 계속 갖게 된다. 

 

obital Bone을 인물에 맞춰 스컵팅하기 위해서는 인상을 찌푸리거나 눈에 힘을 주는 사진을 준비하자. 특히, 미간을 찌푸리는 사진일수록 눈 외곽의 라인을 관찰하기 쉽다.  

 


 

5 『nasal Bone(코)』

nasal bone은 콧대의 시작 부위에 있는 뼈이며, 코 전체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사람의 코는 거의 지방으로 덮혀있기 때문에 뼈가 잘 보이지 않지만 자세히보면 콧대가 시작되는 부위가 튀어나와 있다. 코를 스컵팅할 때는 콧망울이나 콧등부터 시작하는게 아니라 반드시 nasal Bone의 위치와 높이 그리고 형태를 잡아준 뒤에 덧붙이는 방식으로 코를 조각한다. nasal Bone은 높이에 따라 사람의 인상을 좌우한다. 가령, nasal Bone의 위치가 높은 경우는 강직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nasal Bone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경우는 귀여운 느낌을 준다.   

nasal bone

 

 

 


 

6 『mandible Bone(턱)』

mandible Bone은 '턱뼈'이며, 이름에서 드러나듯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뼈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남녀의 Mandible Bone형태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성의 경우 턱뼈가 여성에 비해 날카롭고 크며 직선적이다. 여성은 Temporal Line 및 Mandible Bone의 형태가 작고 둥글며 곡선적이다. 대개 남성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여성 연예인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Mandible 부위가 다소 직선적임을 알 수 있다. 

남녀 mandible Bone차이점


골격 구조 분석

실사캐릭터 모델링을 잘하려면 인물사진을 보면서 골격을 분석하는 연습을 많이해야 한다. 만일 골격분석을 제대로 하지않은 상태에서 실사캐릭터를 작업하다보면 의외로 사람들의 눈, 코, 입, 머리의 크기가 비슷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달리 실사캐릭터는 과장이나 왜곡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골격의 미세한 구조에서부터 시작하지 않는다면 특징을 살려내기 힘들다.(특히 동양인)  

 

그래서 실사캐릭터 작업자들은 추상적이며 애매한 표현을 경계해야한다. 막연하게 '크다', '작다', '길다', '짧다', '잘생겼다', '못생겼다'와 같은 말은 작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드라마 주인공들은 모두 눈도 크고 잘생겼으며 적당한 근육량을 갖고 있다. 이들을 구별짓는 핵심은 골격의 형태와 특정 근육의 크기 및 지방의 미세한 형태다.

 

그래서 해부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실사캐릭터 작업자는 '턱이 길다', '각졌다' 이런 추상적인 표현이 아닌 Mandible비율의 차이, temporal Line의 형태 및 zygomathic bone의 높이를 수치학적으로 분석해야한다. 인체를 최대한 해부학적 지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일단 위와 같이 뼈를 많이 그려보면서 각 뼈의 위치를 체화하는 연습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