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좋은 로고란?

좋은 로고의 비밀은 '컨셉'과 '인지' 그리고 '개성'에 있다. 디자이너가 만들고자 하는 컨셉을 사람들이 인지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사실상 로고가 완성될 수 있다. 주관적인 기준에서, 로고 디자인에서 디자인 감각이 차지하는 비율은 30%다. 중요한 건 컨셉과 이를 표현하는 시각적 요소에 있다. 엄청 비싼 제작단가를 지불한 디자인도 컨셉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면 로고로써 의미가 상실된다. 


로고 디자인 분야에서, 사람들이 쉽게 알아보지 못하는 멋진 디자인은 필요없다. 제품이나 기업의 컨셉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아름다운 디자인보다는 차라리 커다란 글씨가 더 나을 수 있다. 


그래서 '개성'이 필요하다. 


'개성'은 차이점을 만들어낸다. 같은 제품과 같은 분야를 취급하는 브랜드에서 '개성'만이 차이를 만들어낸다. 가령, 햄버거가 그려진 로고는 모든 햄버거 프랜차이즈 전문점이 사용할 수 있다. 반면, 맥도널드의 행복한 입꼬리가 그려진 로고는 오직 맥도널드 햄버거만을 상징한다. 


하지만 '개성'은 중요한만큼, 로고 디자인이 어려운 이유가 된다. 공통적인 속성(추상화)을 찾아내서 일반화하고, 여기에서 차이점을 다시 만들어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개성이 부족하면 컨셉을 전달할 수 없고, 반대로 개성이 과하면 사람들이 무슨 제품(브랜드)인지 인지할 수 없다. 로고 디자이너는 매일 보편성과 특수성이란 모순과 싸워야 한다. '보편성', '특수성'을 어느정도 만족시킬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야하기 때문이다. 



2 브랜드 아이덴티티

brand identity는 브랜드(제품)가 전달하고자 하는 본질을 의미한다. 이는 '개성'보다는 깊은 느낌이다. 해당 브랜드가 세상에 존재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브랜드 정체성(brand identity)이며, 브랜드 정체성은 경쟁업체와 구별되는 기준이 되고, 본질(컨셉)을 세상에 전달하는 구심점이다. 


다른 사람과 당신이 구별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 역시 브랜드 정체성이 있는데,  당신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외적으로는 주변인과 환경에 달려있고, 내적으로는 '삶의 존재 이유(목적)'에 있다. 만일 삶의 목표가 없고 주변과의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 사람의 존재이유는 상실된다. 


가령, 개인의 정체성이 내적인 이유(삶의 목적,추구)라면 예술가형인 사람이 되고, 반대로 외적인 이유(가족,동료,친구,활동 등...)가 높은 경우라면 정치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브랜드 역시 이와 비슷하다. 


내적인 기준이 높은 기업(애플, 람보르기니, 샤넬, 롤렉스)들은 다소 폐쇄적인 정책과 동시에 브랜드 개성이 강하다. 이들은 사과와 전자제품을 연결하고, 가문의 문양과 자동차를 연결한다. 로고만 봐서는 무슨 제품인지 알 수 없지만 쉽게 구분되고 기억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크게 '목적', '문화', '경쟁업체', '인식'으로 산출할 수 있다.



1] 목적이 무엇인가?

 -> 기업이 수행하려는 사명이 있는가? 사명을 통해 무슨 일을 성취하려고 하는가?


2] 내부 문화 혹은 외부 문화는 무엇인가?

  -> 내부적으로 다른 업체와 일하는 방식의 어떤 부분이 다르며 외부적으로 고객을 위해 어떤 유형의 문화를 만들려 하는가? 문화에 따라 고객의 충성도가 달라진다.


3] 경쟁 업체는 무엇을 하는가? 

 -> 경쟁업체의 독특한 부분을 찾아내고, 일반적인 부분역시 찾아본다.


4] 고객은 회사를 어떻게 인식할까?

-> 회사를 보면서, 고객이 무엇을 생각할지를 생각하라. 당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고객도 비슷하게 생각하도록 할 수 있는 로고를 정의하라.


위의 4가지에 답변을 정리하면 컨셉을 정의할 수 있다. 



3 로고의 종류

로고의 종류는 크게 '모노그램', '타입', '심볼', '타입+심볼' 4가지 정도로 분류한다. 

위의 로고에서 가장 심플한 로고는 단연 '나이키'다. 많은 회사들이 나이키나 애플과 같은 심볼형 로고에 감명을 받아서 디자인 시안을 만든다. 그리고 시장에서 금세 잊혀진다. 결론적으로 나이키와 같은 '심볼형' 로고를 신규브랜드로 사용하는 전략은 브랜드 자살행위다. 


나이키 역시 처음에는 심볼과 함께 NIKE란 글씨를 새겨넣었다. 그리고 어느정도 유명세를 타고 난 뒤부터, 전세계를 대상으로 광고를 뿌렸다. 사람들이 NIKE란 글씨가 없어도 나이키를 알게 되었을 무렵부터 'NIKE'란 타입(글씨)가 제거된 것이다. 


::타이포그래피: 무난한 로고디자인

처음부터 모노그램이나 심볼형 로고 디자인으로 나아가는 방법은 상당히 위험한 브랜드로고 전략이다. 이 때문에 등장한 로고 유형이 '타이포그래피'다. 


타이포그래피의 대표적인 브랜드는 'CocaCoLa'와 'Fedex'다. 해당 로고는 회사 브랜드명을 사용하면서 동시에 예술성도 갖추고 있다. 이는 초반 시장진입에 유리하다. 타이포그래피는 짧은 단어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글씨로 디자인하기 때문에 누구나 알아보기 쉽다. 이러한 방식은 시장진입 기업에게 가장 유리하면서 또 선호된다. 


하지만 패션 브랜드같은 경우 브랜드명이 너무 길어서 타이포그래피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이를 보완하고자 나온 방식이 '모노그램'이다. '모노그램'은 너무 긴 이름의 핵심 단어만 추려내서 표현한다거나 브랜드명 아래에 모노그램을 넣음으로써 사람들에게 알리는 방식이다. 모노그램은 사람들에게 브랜드가 꽤 알려졌을 때 사용함으로써 고객들에게 동질감을 갖게 할 수 있는 강력한 브랜드 전략이다.  



『로고만들기 2편에서 계속』